첫회 돈도 안내고 채무 불이행···주택국 융자도 부실 눈덩이
WP 보도…새 융자시장의 3분의 1 사기로 손실 커지면 시장충격 우려 연방 주택청(FHA)이 주관하는 FHA 융자를 둘러싼 사기 행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FHA 융자는 현금이 없는 주택구매자들을 위해 정부가 융자사에 손실 보증 등을 통해 융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소득 요건 등 자격이 까다로운 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크게 인기를 누렸던 2005년 전후에는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예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주로 취급했던 일부 융자 브로커들이 경직된 융자시장을 뚫기 위해 FHA를 두드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FHA 융자는 신규나 재융자를 위해 현재 이뤄지는 몇 안되는 융자 중 하나이며 수년새 시장점유율을 상당한 수준으로 올렸다. 소득 증빙을 제대로 해야 하지만 다운페이먼트나 크레딧 스코어가 낮아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들어 FHA 융자 채무 불이행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채무자들이 첫번째 페이먼트나 두번째부터 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2008년의 경우 첫 페이먼트를 내지 않고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사람이 전년에 비해 세배나 늘었다. 주택국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첫번째 페이먼트를 납부하지 않고 채무 불이행된 케이스는 무려 9200건에 달한다. 주택국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채무불이행 급증은 분명 사기 신청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직 등 어려운 경제 상황때문에 채무를 불이행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상당수는 융자를 받고 바로 불이행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사기 행위로 판단된다는 지적이다. 포스트는 지난주 FHA 융자 분석을 통해 3년 전만 해도 융자 시장의 2%에 불과했던 FHA 융자가 지금은 새 융자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FHA는 융자를 직접 하지 않고 채무자 모기지 보험을 제공, FHA가 보증한 융자사가 본 손실을 보상해주고 있다. FHA의 자금 원천은 납세자 세금이므로 사기가 늘어 손실이 커지면 시장에 또 한번 충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의회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주택 가격 하락 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FHA 융자 규모를 최근 크게 늘렸다는 점에서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한편 볼티모어 선지는 지난 1990년대 말 FHA 융자 사기로 볼티모어 지역의 주택 차압건수가 무려 5000건 규모로 치솟았다며 부동산 위기 극복과 관련, FHA 융자에 더 많은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훈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