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주택을 구입하려 계약서를 작성하는 건수가 지난달에는 3년만에 가장 많은 수를 보여 주택시장 활황세를 다시한번 과시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지난 4월 펜딩홈 세일지수, 즉 기존주택 판매지수가 3월 보다 0.3%가 오른 106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과 비교할 경우에는 무려 10.3%가 증가한 것이다.
펜딩홈 세일 지수, 즉 기존주택 판매지수란 집 매매를 위해 계약이 이뤄져 판매과정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지수가 100인 것은 지난 2001년 당시의 주택계약 건수를 말하며, 이 보다 높으면 더 많은 것이고, 적으면 그 반대의 경우를 말한다.
로렌스 윤 NAR 수석분석관은 “주택시장이 지금까지의 확대추세를 계속 이어가 지난 4월에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하고 “지수가 이보다 높았던 적은 2010년 정부가 첫주택구입자들에 세금환급을 해주던 때외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즉 3년만에 이 지수가 높은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수는 상대적으로 예상했던 것 보다는 덜 확대된 것으로 간주된다.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의 경제분석가들은 이 지수가 3월의 105.7 보다 0.3%가 아닌 1.7%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인위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묶여진 모기지 융자 이자율에 의한 주택시장의 상대적 과열현상이 아니냐는 우려를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판매부진은 아직까지 이어지는 매물 부족 때문으로 파악한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매물 때문에 매물이 있으면 이뤄질 계약이 성사되지 못해 건수가 줄어든다는 현상이 주요한 판매지수 소폭 오름세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
그 한편에서는 주택시장 자체는 그동안 부진했던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기존주택의 매매건수는 4월에 기대한 만큼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으나 그 자체가 성장인 만큼 주택시장의 성장세 또 하나의 지표로는 인정된다.
이처럼 기존주택의 성장세가 매물 부족으로 크게 늘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 신규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신규주택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즉 새로 집짓는 현장에 수요를 맞춰 지어낼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지난 주택경기 붕괴시기에 이미 수많은 주택건설 분야 인력이 시장을 빠져나가 다른 생계에 메달려왔기에 다시 이들이 현재 하는 일을 포기하고 주택시장으로 나오기에는 역부족이다.
주택건설 회사인 트렌튼의 CEO 마이클 핀크는 “주택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대부분의 인력은 이민자들이다”고 전제하고 “이들은 불경기 때 모두 돌아가거나 다른 일자리를 어렵사리 찾아갔다”고 말하고 “그 때문에 지금 당장 현장에서 일할 경험있는 인력을 구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주택건설 회사 전체의 46%가 제때 공기를 맞추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15%는 건설물량을 줄였고, 9%는 아예 건설물량을 취소하거나 포기했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주택건설 물량은 85만3000채 규모로 나타나 2006년 당시 한창 때 수준인 230만채에는 훨씬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물량 부족의 미해소는 지난 1분기 주택가격이 평균 10.2%가 오르도록 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집값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 2006년, 주택시장이 과열됐다고 했던 당시 이래 처음 보여진 것이다.
인력 부족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건설사들로서는 이 때문에 숙련공을 얻기 위해 임금을 더 높여야 하는 부담까지 겪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숙련공 부족으로 인한 인력수급 시장은 건설경기 이상으로 과열된 상황이다.
현재 건설현장에서 일할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입소문까지 내야 하며, 일단 그 자리에 오게 하는데 선금으로 3500달러를 지급하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게다가 이들을 계속해서 숙련시켜야 하는 비용은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건설사들은 연방 노동부가 설립해 운영하는 주택건설연구소 산하의 훈령생들을 모셔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후문이다.
이곳에서는 연간 1만3000명이 건설관련 훈련을 받아 나가며, 이들의 약 80%가 현재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간 약 600만명의 건설현장 일꾼들이 그들이 일하던 현장에서 서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어떤 산업분야 보다도 더 활발한 모습이다.
주택시장의 활황이 주택건설 시장에서 인력난으로 나타날 정도이다.
최철호 선임기자
Photo Credit: pickupimage.com
주택활황세에 건설현장 인력난
|
[워싱턴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