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에 입지 좋은 집들 매물 홍수···돈 묶인 한인들 '그저 바라보기만'
고가에 집사거나 에퀴티 뽑아 손 묶여 2월 중 신규 주택 건설 허가 건수가 두자리 수로 증가하며 일각에서 부동산경기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이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타 부동산 오문석 사장은 “상당수 한인들이 몇해전 주택을 늦게, 높은 가격에 구입해 최근 많은 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낮은 가격에 나온 좋은 집들을 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일부 주택의 경우 비 한인 구매자들간 경쟁률이 10대1을 넘어서고 리스팅 가격 보다 수만달러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며 최근의 시장 동향을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최근 상황과 비교해 한인들의 움직임은 느리고 태도가 확실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오 사장은 “최근 한인들의 문의가 많아져 사무실이 바빠지긴 했지만 한인 마켓과 비 한인 마켓 간 차이는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인 투자자들은 매입 오퍼를 넣으며 싼 가격만 고집하기 때문에 5건의 오퍼를 넣어 1건이 성사될까 말까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분석은 볼티모어 지역에서도 나오고 있다. 메릴랜드 프로 리얼티의 임유환 에이전트는 “시장에 내놓은 엘리컷시티 소재 주택을 20명이 보고 갔는데 그중 한인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한인들이 주택시장 붕괴와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그룹 같다”며 “약 2주 전부터 주택 구입 문의는 예전보다 많아지긴 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결국 한인들은 아직도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반면 비 한인들은 (입지, 건설연도, 면적 등) 좋은 매물이 나오면 구입을 서두른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많은 한인들이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던 지난 2005년을 전후해 무리하게 집을 사 현재 유동성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주택을 일찍 샀지만 주택 에퀴티에서 돈을 뽑아 비즈니스를 산 경우가 많아 최근 경기 침체로 고생을 한다는 말이다. 또 상당수 한인들이 세금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요즘처럼 확실한 소득 증빙이 필요한 주택시장에서 불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지난 2월 전국적으로 아파트 건설 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2%, 싱글 주택은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적으로 22%(19년래 최고) 증가한 것으로 주택 시장 바닥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송훈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