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강세

1년만에 1110원선 깨져…원화가치 강세 일부 전문가 1100원선 돌파 가능성 예상

미국과 중국에서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110원선이 무너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3.30원 내린 110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낸 데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성장률이 내년 3.5%로 반등할 것이라고 언급한 영향으로 1.50원 내린 1109.00원에 개장하고서 1106.00원까지 낙폭을 키웠다 .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해 장중,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를 모두 경신했다. 환율은 종가 기준 작년 10월31일의 111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작년 10월28일 이후 처음으로 1110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주말 사이 발표된 중국의 9월 무역수지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큰 폭의 흑자를 보인 점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겼다. 위안화는 9월 이후 가파른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이날도 나왔고,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수주 소식이 전해져 낙폭을 키웠다. 국내 증시도 모처럼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했다. 기준금리 인하나 유로화 조정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적지 않지만, 원·달러 환율은 잇따라 연저점 경신에 나서며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 등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좋아졌다. 위안화 강세까지 맞물려 환율이 아래쪽으로 계속 밀려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1110원선이 무너진 만큼 환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큰 자릿수인 1100원선을 앞두고는 하락 속도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여부가 이번 주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에서 결론이 난다면 달러화가 예상보다 빨리 레벨을 낮춰 1100원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