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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안한 경기회복이 양극화 초래

미국의 경기회복이 두 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해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여전하고, 든든한 직장을 가진 소비자들의 사정은 나아지는 반면 빚 부담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고통은 커지는 등 경기회복이 양극화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위태위태한 경기회복이 미국을 두 개로 쪼개놓고 있다며 이같이 경제 양극화 현상을 소개했다.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전국 체인망 1천400개를 갖고 있는 파네라 브레드사는 부채 없이 1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경기침체기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파네라 브레드는 건물주들을 압박해 매장 임대비용을 작년보다 10~20% 낮추면서 이전에 다른 업체들이 있던 장소로 매장을 넓히고 있다.

파네라 브레드의 론 샤이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 최고의 시기"라면서 "현금이 왕"이라고 구매자가 힘을 발휘하는 '바이어 마켓' 상황을 활용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파네라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업주들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네라 체인점 업주들은 돈을 빌릴 수 있기는 하지만 그 비용이 비싸고 사업도 훨씬 어려워졌다. 보스턴과 시카고에서 47개의 파네라 체인점을 운영하는 마이크 햄러씨는 작년 가을에 비해 이자를 1%포인트 이상 더 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한편에는 쉽게 신용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 및 은행과, 다른 극단에는 판매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은행 등에서 돈도 빌리기 어려운 중소기업들로 갈라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듀크대의 존 그레이엄 교수가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조사하는 결과에 따르면 상황이 몇 달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기업들이 많지만 4개 중 1개는 여전히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고전하고 있다.

필요한 자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최근 들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자금 조달에 우호적인 환경을 맞고 있다. 1월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한 56개 기업 중 투자등급 이하 또는 정크 등급의 기업은 8개에 그쳤지만 8월에는 60곳 중 24곳이 정크 등급일 정도로 자본조달 사정이 나아졌다.

반면 은행으로의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강화된 대출조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출기관의 35% 정도가 4월 이후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로 갈라지는 현상은 경기회복이 은행과 신용시장의 회복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런 현상이 해결되지 전에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것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