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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 줄줄이 적자..금융불안

"정부 지원은 은행국유화 시사" (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굴지의 금융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나 실적 악화를 기록하면서 잠잠해지는 듯했던 금융불안의 위기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 상원이 구제금융자금 7천억달러의 나머지 절반에 대한 집행을 승인하면서 금융권에 대한 미 정부의 자금지원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미국 정부가 사실상 주요 은행들을 국유화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미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작년 4분기에 82억9천만달러(주당 1.72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거액의 적자행진으로 위기가 지속되자 씨티는 은행영업부문(씨티코프)과 위험자산보유부문(씨티홀딩스) 등 2개 부문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회사에서 수익이 불투명한 영업부문과 부실자산을 떼어내 우량 부문(굿뱅크)만을 남기고 부실한 부문(배드뱅크)은 향후 매각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부실을 계속 떠안고 가다가는 회사 전체의 생존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된 배수진인 동시에 그동안 '원스톱 금융쇼핑'이 가능한 '대형 금융왕국'을 꿈꿔왔던 씨티로서는 사실상 그룹의 해체 수순을 밟아야만 하는 굴욕의 순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금융위기의 '승자'로 호평받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991년 이후 17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내면서 정부로부터 20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 지원받는 등 위상이 추락했다. 전날엔 JP모건체이스도 4분기 순이익이 76%나 급감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독일 도이체방크도 48억유로의 적자를 내고 정부가 지분을 참여하기로 했으며, HSBC도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유럽 은행들도 실적악화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실 확대로 정부의 자금지원과 은행 지분 취득 규모가 늘어나면서 또다시 은행국유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은행에 대한 미 정부의 자금지원에 대해 사실상 은행들의 국유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가을에만해도 미 FRB와 재무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지원 과정에서 은행 국유화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은행들의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이제는 이른 '사치'를 부릴 여유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모럴해저드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향후 은행산업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관리감독 기준 강화 등이 예고되고 있으며, 미 정부는 자금지원을 받은 은행에 대해 소비자 대출 확대 등을 종용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금융산업에 대한 정부의 '입김'은 거세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