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마다 차압주택 처리 '골머리'

은행마다 차압주택 처리 '골머리' 전국적으로 170만채 달해 면세 혜택 위해 파괴·기부 지속 판매 방식 '효과 미미' 주택시장 안정화엔 큰 도움

차압주택이 늘면서 이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은행들이 아예 집을 부숴버리거나 지방정부에 기부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 루머밀 뉴스에 따르면 미 전국의 은행 소유 차압주택은 170만 채에 이르고 그 숫자는 더욱 늘어 날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 관련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차압주택을 꾸준히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과연 몇 년에 걸쳐 소화가 가능할 지 우려하고 있다. 결국 은행들은 주택가치가 보잘 것 없거나 수리 비용이 현 시세보다 많이 드는 경우 부동산 중개인을 통하는 대신 데몰리션팀을 가동 차압주택을 아예 시장에서 없애려 하고 있는 것. 지난 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클리블랜드 지역에 있는 100채의 차압주택을 해체하고 땅은 로컬정부에 기부했다. BofA는 "해체 주택들의 시세가 1만달러도 안되는 것들이며 차압주택 처리를 위한 계획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BofA는 이미 디트로이트시에 100채 시카고시에 150채의 차압주택을 기부했다. 올해 말까지 9개 이상 도시에도 같은 기부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 BofA뿐만아니다.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매도 차압주택을 단 몇 백달러만 받고 로컬 정부에 넘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웰스파고도 2009년 이래 800채를 해체하거나 로컬 정부에 기부했고 JP모건체이스도 2008년 이후 1900채를 시나 카운티 정부에 헐 값에 매각하거나 기부했다. 은행들이 차압주택을 없애거나 기부하는 것은 그렇게 할 경우 택스를 안내도 되기 때문이다. 로컬 정부는 사실상 공짜로 얻게 된 땅을 이용해 새로운 개발을 하거나 녹지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도 은행들의 기부나 해체 방식이 싼 가격에도 팔리지 않는 물건을 시장에서 치워 버림으로써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공급 물량이 6개월 정도 비슷하게 유지되면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현재는 주택 물량이 9개월 반 정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금 만 더 은행들이 현재와 같은 조치를 유지되면 주택시장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과연 주택시장 변화를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차압주택을 부숴 버릴 수 있는 지도 문제다. 또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 중인 방법이 과연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지도 미지수다. 오바마 정부는 주택시장의 차압주택 숫자를 줄이기 위해 론 모디피케이션을 진행중인 소유주는 이 과정이 완결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이 주택시장 안정화에 더 큰 도움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차압주택을 줄이는 것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좋은 신호"라는 입장이다. 김문호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