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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발목잡는 모기지 은행

주택경기 발목잡는 모기지 은행

 
대출요건 갖춘 신청자에게도 사소한 트집 잡아 융자 미뤄 횡포 가까운 영업방식 바꿔야
한달 전 에스크로를 종결한 첫 주택 구입자 이모씨는 이삿짐을 다 정리한 상태지만 힘들었던 과정이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이씨의 크레딧 점수는 740점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세금보고서를 제출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다운페이먼트는 20%로 은행의 가이드라인을 지켰다. 이씨가 처음 모기지 융자를 신청할 때 은행의 담당 직원은 승인받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은행 직원의 말을 믿고 에스크로를 오픈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은행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사소한 시비부터 걸어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이씨가 갖고 있는 크레딧 카드 계좌에 남아있는 빚 3000달러를 갚고 어카운트를 폐쇄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씨는 3000달러 갚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크레딧 카드 계좌를 폐쇄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결국 잔액을 갚는 선에서 카드 폐쇄는 막았지만 은행은 그때부터 시간을 질질 끌었다. 에스크로 기간을 45일로 잡았지만 거의 60일만에 융자가 나왔다.

요즘 부동산 업계서는 모기지 은행들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은행이 원하는 일반적인 가이드 라인을 지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요구나 지적 사항으로 인해 집을 구입하지 못하는 바이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전국모기지협회 자료에 따르면 융자 때문에 주택구입을 포기한 바이어들이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면 현재 거래량의 30%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량은 주택시장 회복에 큰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경기회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모기지 렌더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기지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사태 원인의 일부를 감정사한테 돌렸다. 감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모기지 채권에 부실이 생겼다는 주장을 폈다. 그래서 은행들은 바이어가 모기지 융자를 신청하면 자신들이 지정한 감정사를 현장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것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주택 감정 한 번에 400~600달러를 받는 감정사들이 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라이선스를 걸고 감정가격을 부풀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

은행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반 융자회사를 통해 들어오는 모기지 신청서를 받지 않는 곳도 생겨났다. 감정사처럼 융자 브로커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영어를 못하는 바이어들은 직접 은행을 찾아가서 더듬거리는 영어로 모기지 융자를 신청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모기지를 취급하는 대형 은행들이 자신들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외부기관이나 업체에 그 원인을 돌리는 것은 옳은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모기지 융자를 해줬다. 전통 방식의 20%다운페이먼트 시스템에서 원금이 불어나는 1% 변동이자나 5% 다운페이먼트와 심지어 노다운 프로그램까지 소개한 것은 바이어가 아닌 은행들이었다. 은행들은 하나의 모기지 노트라도 더 만들기 위해 독이 되는 융자 프로그램을 마구잡이로 팔았고 융자상식이 부족한 바이어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사인만 했던 것이다.

지금 은행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밥 라이언 연방주택도시개발국 커미셔너는 "대출 자금은 충분히 있지만 은행이 돈을 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융자를 거부하면 돈이 돌지 않고 이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면 그 여파는 결국 은행으로 돌아간다. 주택경기 회복의 열쇠를 쥔 대형 은행들이 영업방식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중앙일보]
박원득/부동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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