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제대로 하면 집 일찍 팔아

"리모델링 제대로 하면 집 일찍 팔아"… 호경기땐 주택가치 높이기 투자로 각광 받아 불경기땐 소액 들여 바이어 호감 사기에 적합 "페인트 칠하고 수도꼭지 바꿔도 효과 높아"

실내 리모델링 작업중인 한 주택에서 인부들이 페인트 칠을 하고 있다. 페어팩스의 타운 하우스를 팔려고 내 놓았던 한인 A씨는 집이 팔리지 않아 고민하다 5000달러 정도를 들여 카펫을 새로 바꾸고 페이트칠을 다시 하는 등 리모델링을 했다. 화장실과 주방의 구식 수도꼭지도 현대식으로 바꾸었다. 결과는 성공. 비용은 들었지만 그토록 안 팔렸던 집을 처분할 수 있었다. 주택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과거 집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던 리모델링이 요즘에는 빨리 집을 팔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인 부동산 및 리모델링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집값을 높이기 위해 리모델링을 했지만 요즘에는 빨리 처분하려는 목적이 더 많다”며 “시장에서 멀티 오퍼가 들어오는 집들은 오래된 집이어도 주방과 욕실이 구식이 아닌 현대식으로 개조된 집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리모델링 우선순위, 부엌·욕실= 애난데일에 있는 한 한인 리모델링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집을 고를 때 여성들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장실과 부엌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화장실은 세라믹 타일 대신 인조 대리석 종류 등으로 바꾸고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따지는 추세”라고 했다. 부엌은 캐비닛을 현대식으로 바꾸고 싱크대는 화강암 재질을 주로 선호한다. 업계에 따르면 재료에 따라 리모델링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부엌 리모델링은 보통 1만~2만 달러가 든다. 한 관계자는 “일반 작은 욕실의 경우 5000~6000달러, 안방 욕실의 경우 벽을 허물고 넓히면서 고급 컨셉트로 꾸밀 경우 1만 달러 이상 들기도 한다”고 했다. 주택소유주들만 리모델링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태평양부동산의 키 윤 에이전트는 “요즘 은행들도 압류 주택을 있는 상태(as is)로 잘 내놓지 않는다”며 “미국 투자자들의 경우 리모델링해서 다시 되팔거나 임대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일부 한인들의 경우 집을 팔려다 고치고 다시 살려고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 “한인들, 이미 리모델링 된 집 선호”= 한인 주택시장의 경우 선호하는 지역이 비슷해 한인이 살던 주택을 한인이 사는 경우가 다반사다. 윤 에이전트는 “한인 구매자들의 경우 고쳐쓰기 보다는 리모델링이 이미 된 집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은 돈을 들여서라도 집을 단장하는 것은 집을 빨리 파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부엌의 경우 가전제품과 캐비닛 등을 전체적으로 바꾸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럴 만한 여유자금이 없다면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카펫을 바꾸는 등의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집의 경우 창문을 신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그는 “집 리모델링도 시공업체 관계자와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와 같은 자리에서 의논을 해야 불필요한 공사를 막고 효과적인 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요즘처럼 리모델링 업계가 활발하지 않은 때는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일원 플리핑은 시들= 타 주 시장과 달리 이미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워싱턴 일원에서는 주택 플리핑(Flipping)이 시들해진 상태다. 플리핑은 경매 등을 통해 압류 주택을 저렴하게 구입 후 리모델링을 통해 되팔면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이다.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컴스탁 부동산의 최태은 대표는 “워싱턴 지역에서는 압류 주택도 줄고 은행소유주택(REO)매물도 정리가 거의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성은 기자 [워싱턴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