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삶과 죽음 - 바라나시
바라나시(Varanasi)
'카우벨트(Cow belt)' 또는 '힌디벨트(Hindi belt)'라 불리는 우떠르 쁘러데시 주는 인도 독립 후 정치와 문화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이다. 아그라(Agra), 러크너우(Lucknow), 알라하바드(allahabad), 바라나시(Varanasi) 등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이유도 있지만 힌두교에서 차지하는 중심적 역할 때문이기도 하다. 우떠르 쁘러데시에는 성스러운 겅가(이하 갠지스)강이 흐르는 데, 이는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바라나시에서 절정을 이룬다.
바라나시(Varanasi)
'허클베리 핀'의 저자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바라나시를 방문하고 나서 '버나러스(Benares) 는 역사보다 오래됐고, 전통보다 오래됐으며, 심지어는 전설보다도 오래됐다. 그리고 이 모두를 합혀 놓은 것보다 2배는 더 오래되어 보인다' 라고 표현하였다. 바라나시는 무려 2000여 년 동안 학문과 문명의 중심지였으며,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바라나시 최초의 역사적 사건은 BC 1000~1400년 사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라나시(Varanasi)
힌두인들에게 '위대한 어머니'로 표현되는 갠지스(Ganges)강은 수백만 인도인들과 영혼 세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이다. 중부 히말라야의 강고뜨리(Gangotri)에서 발원한 갠지스강은 델리 북쪽을 거쳐 힌두스탄 평야로 흐르다가 이곳 바라나시를 거치게 된다. 이후 알라하바드의 여무나 강, 파트나에서 고그라강, 간다크 강 등의 지류와 합류하여 벵골만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가트(Ghat)
푸쉬카르에서도 보았듯이, 인도인들은 가트에서 매일 몸을 씻는다. 그 중 바라나시의 가트는 신성함으로 인해 강 한쪽편을 따라 길게 가트가 형성되어 있으며 매일 새벽, 떠오르는 태양에 뿌자(Puja)를 드리기 위해 많은 힌두교인들이 모인다. 이 들은 이곳에서 몸을 씻고 수영을 하며 물을 퍼가서 목욕시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갠지스 강물이 바라나시에서 심하게 썩어 최근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들은 매일같이 이 물에 몸을 씻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듯 하다!!)
가트(Ghat)
가트에서는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갠지스 강에서 몸을 씻는 것 만으로도 자신의 카르마(Karma)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가트(Ghat)
가트 한켠에서는 빨래를 업으로 삼는 도비왈라를 볼 수 있다. 노련한 솜씨로 적은 양의 세제만으로도 깨끗히 빨아내는 도비왈라의 솜씨는 훌륭하지만 오염된 갠지스 강물로 빤다는 것이 조금 맡기기 부담스럽다. 결국 바라나시에 지내는 동안 빨래는 직접 해서 입고 다녔다. (인도에서 빨래를 돈주고 맡기는 경우가 많다.)
가트(Ghat)
가트에서 면도를 해주는 남자. 가트를 다니다 보면 이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면도꾼, 마사지를 하는 사람, 꽃과 뿌자를 파는 사람, 물통을 파는 사람, 구걸을 하는 사람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장면일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어디까지나 중요한 일터이자 신성한 곳임이 틀림 없다.
가트(Ghat)
이른 새벽부터 아침까지 가트는 몸을 씻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들은 가트에 모여 갠지스 강에 몸을 씻는다.
가트(Ghat)
사진 속의 사두는 내가 사진을 찍기 위해 보트를 탄 채 다가가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진짜 사두도 많겠지만 상당수의 사두들은 여행자들이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에 착안하여 사진을 찍히는 대신 돈을 받는 일에 몰두한다. 다행히, 갠지스 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이 사두는 수행 중이었던 것 같다.
갠지스 강(Ganges)
갠지스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여행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시간과 금전의 여유(얼마 되지 않는다.)가 있다면 보트 한척을 빌려 혼자 유유히 갠지스 강을 산책하자. 작은 보트 위에서도 수많은 신비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간혹 화장가트에서 타다남은 시체가 떠내려 올 수도 있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
도마뱀(A Lizard)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특히 이곳 바라나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마뱀. 주위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고 먹이가 앞에 내려 앉을 때까지 기다린다. 이 곳에서는 도마뱀이 모기를 잡는데 톡톡히 한 몫 하는데,숙소 방에 도마뱀이 두 세 마리 정도 있다면 그날 밤은 모기 구경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
바라나시(Varanasi)
이상하리만큼, 갠지스 강이 한쪽에는 가트와 도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반대편은 집 한채, 가트 하나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인도인들에게 불결한 땅, 더러운 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낮에는 사람들이 종종 이곳을 찾아 갠지스 강을 건너오지만, 어두컴컴한 저녁이 되면 위험해 지는 곳이니 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 (예전에 어느 한국인이 살해됐다는 소문이 있다.)
바라나시(Varanasi)
다소 단단한 모래로 덮여있는 건너편 땅은 바나나 농장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사두들이 아침마다 이곳에 와서 용변을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건너편 지역이 있기 때문에 우기때 갠지스 강의 유량이 늘어나도 홍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기 때는 간혹 배가 못다닐 정도로 물이 마른다고 하니 유량차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뱃사공(The Boatman)
2박 3일 동안 나의 전담 뱃사공이 되주었던 노인. 힘없는 노인이라고 인기가 없었는지 나를 아주 반기는 눈치였다. 덕분에 나는 혼자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을 마음껏 누비고 다녔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다른 사람들은 젊은 뱃사공의 배를 탔다가 추가금에, 수다에, 반협박까지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바라나시에 가면 과묵하고 믿을만한 할아버지 배를 타자!
바라나시(Varanasi)
종종 볼 수 있는 커다란 배. 내가 타고 다닌 4인용 배부터 이와 같이 수 십명이 탈 수 있는 거대한 배가 갠지스강을 도로 삼아 다닌다. 주로 현지인이 이용하는 배로 저렴하게 타고 다닐 수 있을 듯 싶다.
바라나시(Varanasi)
갠지스 강의 노을. 어둑어둑해진 저녁 하늘 사이로 붉은 빛이 새어져 나온다. 우기에 해당하는 7~9월 사이엔 대체로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들다. (북부지역을 제외하곤 어딜 가나 마찬가지다)
뿌자(Puja)
신에게 드리는 일종의 제사의식인 뿌자(Puja)는 이와 같이 작은 나뭇잎 그릇에 꽃과 함께 양초를 태워 갠지스강에 띄워 보낸다. 그 밖에 큰 제사의식 역시 뿌자라고불리운다.
뿌자(Puja)
초저녁, 다른 일행이 뿌자를 드리기 위해 갠지스 강을 찾았다. 어렵게 양초에 불이 붙은 뿌자를 조심스레 강물에 내려놓는다.
뿌자(Puja)
뿌자는 강물에 실려 어디론가 떠내려 간다. 잔잔한 강물에 이리 저리 흔들리며 멀어지는 뿌자는 마치 죽은자의 영혼을 위로하기라도 하는 듯 싶다. 메인 가트에서 벌어지는 뿌자의식 때에는 한꺼번에 수 십개의 뿌자를 떠내려 보내는데, 매우 아름답다..
마니까르니까 가트(Manikarnika Ghat)
마니까르니까 가트는 바라나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신성한 가트 중 하나이다.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화장가트로 힌두교인들에게는 가장 상서로운 가트로 손꼽힌다.
힌두교인들은 이 도시에서 사망하면 목셔(Moksha-탄생과 죽음에서 해방. 영원한 죽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곳에서는 삶과 죽음이 너무 현실적으로 교차하는 곳이며 화장가트에서 죽음이란 일상적인 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죽어서 마지막 가는 순간 조차도 돈에 의하여 화장 재료, 방식, 화장터가 결정되니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가트(Ghat)
화장 가트 바로 옆에서는 역시 갠지스 강물에 몸을 씻는 힌두교인들을 볼 수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가 보기엔 불결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지만 이들에게는 어디까지나 신성한 의식일 뿐이다.
갠지스 강(Ganges)
3시간 반여 동안 태운 시체는 부스러져 재가 된다. 일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재를 쓸어다 갠지스 강에 뿌린다. 이제 이들은 그들이 직접 말하는 목셔(Moksha)를 얻게 된 것일까? 보트를 타고 가며 보는 검은 가루는 내 마음을 착잡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삶과 죽음의 순간이 이토록 순식간에 다가와 본 적이 없다. 갠지스 강은 나에게 너무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조용히 저쪽 너머로 흘러간다..
갠지스 강(Ganges)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공간. 더없이 신성한 공간이지만 현실은 또 다른 곳. 바라나시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오늘 이 순간에도 갠지스 강은 이들에게 여전히 삶의 터전일 뿐이다. 필연적으로 다가올 죽음 앞에서는 몸을 싣어야 하지만 그들은 평생동안 이 강물에 몸을 맡겨 살아야 할 것이다. 바라나시는 더 이상 죽음의 안식처가 아닌, 하루 하루 살아가야 할 삶의 공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네팔로..(To Nepal)
이렇게 해서 인도에서의 30일에 걸친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제 밤기차를 타고 인도를 떠날 것이다. 앞으로 네팔을 여행하게 된다. '신이 사는 곳'이라는 카트만두를 비롯하여 룸비니, 포카라 등지를 여행하게 될 것이다. 네팔은 인도와 또 다른 곳이다. 기대와 두려움,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마지막 인도에 대한 작별인사를 건네본다. Good bye!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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